사실 이 글은 원래 구데기컵 × solved.ac 카페 '먹었습니다!!'의 후기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음료수만 들고 나와 분량이 없는 관계로 일기가 되었습니다.
구데기컵과 solved.ac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하지만 간단하지 않게) 설명하자면,
백준 온라인 저지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여기서 프로그래밍 문제를 풀고 채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의 코딩 테스트에 나오는 문제들과 비슷한 문제들이라서 준비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solved.ac는 백준의 문제들에 사람들이 난이도를 매깁니다. 문제를 맞은 개수와 맞은 문제들의 난이도에 따라 레벨이 올라가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요. 하다 보면 재밌습니다.
구데기컵은 매년 만우절을 즈음하여 백준에서 열리는 대회로,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문제들이 나옵니다.
이런 문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배경 설명은 이쯤하면 된 것 같고, 콜라보 카페가 열린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콜라보 카페에 가서 굿즈를 사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그래서 집에는 뜯지도 않은 굿즈들이 많...). 그래서 합정역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여자친구를 기다렸습니다.
4월 1일, 11시 반에 도착해서 12시에 오픈하는 카페를 미리 기다릴까 하다가, 아침밥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카페 근처에 음식점이 많았고, 그중에서 저희는 괜찮아보이는 파스타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파스타는 괜찮게 맛있었습니다. 그때 창가 자리에 앉았었는데, 마침 흩날리는 벚꽃 때문에 파스타 벚꽃 에디션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때는 벚꽃이 만개한 시즌이어서, 차량이 다니지 않을 때를 노려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카페를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줄이 계단까지 있었습니다. 왜 많은 콜라보 카페가 미리 자리 예약을 받는 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약이 없으면 이런 사단이 나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정도면 앉을 자리는 당연히 없겠구나 싶어서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제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습니다.
작년 열렸던 구데기컵의 포스터였습니다. 디자이너였던 제 여자친구가 저 포스터를 보고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건 디자이너 학대예요... 저게 어케 포스터인데요... 시안도 저렇게 안줘요...
어?!?! 밑에 메뉴판은 잘 뽑아놓고!!!! 포스터는!!!!!!(그라데이션 분노)
'아니 이렇게 포스터를 잘 뽑아놓고 저건 왜...' 라는 생각을 저도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구데기컵이니까 이해하도록 합시다.
빠르게 테이크아웃을 하기로 하고, 저는 구데기 에이드를, 여자친구는 맞았습니다!! 소다를, 그리고 포춘쿠키 두 개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랜덤 키링을 사기 위해 한쪽 구석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저는 키링을 3개쯤 살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구매 욕구가 샘솟은 저는 그 자리에서 10개를 시키고야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생각이었나 싶긴 하네요. 일요일에는 구매 제한이 5개로 줄었다고 했는데, 아마 저같은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그리고 럭키드로우를 2개 했는데, 2\ 000 별조각과 1\ 000 별조각이 나왔습니다. 이정도면 운이 없는 것 같군요.
사실은 havana723님과 가위바위보 대결도 하고 싶었는데, 제가 정신이 없어서 까먹고 안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하고 나왔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안에서 더 즐기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오후 1시 14분, 1인 1특전과 랜덤 아크릴이 모두 소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소진돼서 '내일은 괜찮으시려나...?' 하고 운영진을 걱정했습니다. 이대로면 내일도 오픈 1시간 만에 특전이 다 나갈 것 같았거든요.
외부 음식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카페가 없어 일단 차에서 먹었습니다. 음료는 콜라보카페 맛이었습니다(구데기 에이드는 설명에는 보라색이었는데, 파란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춘 쿠키를 깠는데, 하나는 코포 쪽에서 쓰는 용어인 듯했으나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했고, 하나는 출력 초과가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출력 초과를 단 한 번 받아봤습니다. 이 문제에서 출력 초과를 받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여자친구가 뜨개질을 좋아해서, 미리 가기로 한 뜨개 쇼룸으로 향했습니다.
실이 아주 예뻤습니다. 왜 제 여자친구가 뜨개질을 좋아하는지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손염색사 하나와 단추 몇 개를 사주고, 카페에서 받았던 굿즈를 정리하기 위해 근처의 다른 카페를 찾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들어간 카페가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랜덤 키링을 하나하나 깠고, 그 결과 2개, , , , , , , 클래스 2와 6이 나왔습니다. 제 현재(글 작성 시점) 레벨이 실버3이라서 레벨에 맞는 키링이 나와 기분이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다이아 가겠죠...?
그리고 제 가방에는 구데기 키링을 달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귀엽군요.
그리고 갑자기 친구와 친구의 남자친구와 저희는 더블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가 막히기 전에 안산으로 내려가는데, 서부간선도로 옆쪽으로 벚꽃이 엄청 예쁘게 펴 있었습니다. 벚꽃이 비가 내리는 수준으로 흩날려서 운전에 방해가 되는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예쁘면 다 용서가 됩니다. 여자친구도 좋아했구요.
안산으로 와서는 간단하게 밥을 먹고, 서바이벌 게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서바이벌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고, 데이트 코스로는 이색적이기도 했습니다. 마침 롯데마트 선부점 4층에는 실내 서바이벌 게임장이 있습니다. 더블데이트를 하신다면 한번쯤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가자마자 죽기도 하고, 운이 좋게 죽이기도 하고 그렇게 전반 10분, 후반 10분 게임을 끝내고 온 저는 거의 죽을 듯이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진심으로 힘들었습니다...).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쓰니까 하루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끝내주는 하루였습니다.
#하이퍼_구대기_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