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023YH, 발견으로 태어날 테니 이렇게만 적을래

사건의 지평선으로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우리의 반려가수(오프닝때 본인을 반려가수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제철 맞은 햄스터 맞잖아요) 윤하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티켓.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가렸습니다.

콘서트는 2023년 3월 11일 오후 7시에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제 친구가 스탠딩 A구역 표를 구해줬고, 콘서트 당일에는 오후 3시쯤 도착했습니다.

굿즈를 샀습니다

그리고 굿즈를 샀습니다. 여러가지 굿즈가 있었지만 거의 다 안 예뻐서(...) 포스터, 티켓 세트와 마그넷만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응원봉을 사려고 했으나 3시 40분에 모두 마감되었더라구요. 응원봉 수량을 넉넉히 준비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후에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줄 관리를 관객끼리 알아서 입장번호대로 서라는 얘기를 듣고 '이게 뭔 개소리지...?' 싶었습니다. 입장번호 1~150, 151~300, ... 순으로 끊어놓기는 했는데, 대기열 사이의 공간이 없어서 잘못된 줄을 설 수도 있었습니다. 10명 단위로 바닥에 선을 그어놓든지, 아니면 대기열 사이 공간을 더 넓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푸른 점에서 윤하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콘서트 시작은 7시부터였지만 5시 30분부터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400번대였던 저는 6시가 거의 다 돼서야 입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는 동안 이 슬로건을 하나씩 챙겼습니다.

스탠딩 시야. 무대와 가까웠습니다.

생각보다 무대와 가까운 시야에 '이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콘서트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7시가 되자,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건의 지평선'을 포함해, '오르트구름'과 '물의 여행' 등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가득 찬 콘서트였습니다.

저는 윤하의 노래에 맞춰 뛰고, 노래하고, 소리지르고, 감동하고, 울고, 웃었습니다. 사건의 지평선이 역주행하기 전까지는 윤하라는 가수를 사실 잘 몰랐습니다. 사실 역주행 이후에도 한동안은 윤하의 노래를 듣지 않았습니다. 홍대병이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남들이 다 듣는 노래를 나까지 들어줄 필요가 있나 싶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의 지평선을 하도 스포티파이가 추천해주길래 딱 한번 들어봤습니다. 노래가 너무 좋은 게 아니겠어요...? 그렇게 반복 재생을 하고, 다른 노래도 찾아보고, 그렇게 입덕 비슷한 걸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스탠딩으로 예매를 했는데, 5시간 가까이 서있으니 다리가 말도 못하게 아팠습니다. 왜 의자가 있는 좌석을 '노약자석'이라고 부르는 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콘서트에 가게 된다면 저도 그 노약자석으로 갈 겁니다.

다음은 이번 콘서트의 Setlist입니다. 강조된 곡은 작년 콘서트 c/2022YH에 없던 곡입니다.

나는 계획이 있다
물의 여행
오르트구름
Supersonic
Fireworks
Rock Like Stars
텔레파시
Run
Black Hole
종이비행기
괜찮다
우산
비가 내리는 날에는
먹구름
Parade
살별
혜성
비밀번호 486
사건의 지평선
Hope
Home
느린 우체통

윤하 – 사건의 지평선

저는 평소 멜론차트 상위권에 있는 음악을 잘 듣지 않습니다. 음악 철학이 있다기보다는 '남들이 듣는데 나까지 들어야 할 필요가 있어?'라는 이상한 심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카페에서 이 곡을 접하게 되었고, 한 방에 꽂혀버렸습니다. 이후 매일 nn번 들으며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가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은 건 말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나에겐 우리가 지금 1순위야
안전한 유리병을 핑계로
바람을 가둬 둔 것 같지만

기억나? 그날의 우리가
잡았던 그 손엔 말이야
설레임보다 커다란 믿음이 담겨서
난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울음이 날 것도 같았어
소중한 건 언제나 두려움이니까

문을 열면 들리던 목소리
너로 인해 변해있던 따뜻한 공기
여전히 자신 없지만 안녕히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노력은 우리에게 정답이 아니라서
마지막 선물은 산뜻한 안녕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