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교토를 갔습니다. 가끔씩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사실 새로 들어간 회사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퇴사한 후, 도망치듯 떠나버렸습니다. 비행기도 출발 2일 전에 예약하고 뭐 그렇게 됐습니다.
어쨌든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체크인을 하고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일본으로 잘 날아간 후, 교토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하루카를 타러 갔습니다.
하루카 티켓 교환권을 온라인에서 사면 이런 걸 줍니다. 저기 보이는 QR코드를 녹색 자동발매기에 인식시키면 하루카 티켓이 나옵니다. 나온 표를 다시 집어넣으면 지정석으로 발권할 수도 있습니다.
지정석권까지 받았다면 개찰구에 들어갈 때 두 장을 한 번에 넣으면 됩니다.
키티에 진심인 하루카가 등장했습니다. 하루카를 타고 교토까지는 대략 1시간 20분이 걸립니다.
교토역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시간도 생각보다 늦어져서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탄 버스의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이걸 바로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심지어 한 정거장 거리를 탔는데 꽤 멀리까지 와버려서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또 길을 잃지 않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일본의 택시 가격은 사악하기 그지없는데, 대략 10분 정도를 탔고 2,600엔을 내버렸습니다. 내 2만6천원...
밥이 먹고 싶어서 근처의 이자카야를 들어갔습니다. 무슨 치킨 수프? 랑 꼬치 여러 개를 시켰는데, 치킨 수프 뭐시기는 국밥 먹는 기분이었고, 꼬치가 맛있었습니다.
Day 2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아침은 에그 어쩌구 맥모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닐 차례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날은 비가 흩뿌리듯 와서 우산을 펴기도 애매하고 접기도 애매했습니다.
교토 버스는 230엔 정액제입니다. 그래서 지하철, 버스 1일권을 사면 버스를 최소 5번을 타야 이득이 됩니다. 하지만 동선 상 5번은 훨씬 넘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일단 패스를 샀습니다. 근처의 패밀리마트에서도 팔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최초 1번, 패스를 기계에 넣으면 뒷면에 유효기간이 적혀 나옵니다. 다음 번부터는 이 패스의 뒷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원래는 금각사를 가려고 하고 니조 성은 계획에 없었는데, 그냥 뭔가 성 같은 게 보여서 내렸더니 여기였습니다.
안에는 궁전도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때는 공사 중이어서 궁전을 제외한 바깥 부분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라이트업 행사를 할 때 가면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으로는 금각사를 갔습니다. 사실 교토는 이미 당일치기로 간 적이 있어서 금각사도 갔던 적이 있었는데, 다시 가도 예쁩니다. 저 금이 내 것이었어야 했는데.
그 다음으로는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로 갔습니다. 역시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는 언제 와도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라시야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란덴 노면전차를 타고 시조오미야 역으로 향했습니다.
열차가 되게 귀엽습니다. 저 한 칸이 전부입니다.
열차의 맨 앞에서 바깥을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한국의 지하철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라서 색다릅니다.
버스도 그렇고 란덴 열차도 그렇고 내릴 때 돈을 냅니다. 란덴 열차는 어디를 가도 250엔을 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청수사를 갔는데, 무슨 방송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올해의 한자 행사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왜 세금 세 자가 올해의 한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청수사가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위쪽에서 교토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청수사 안쪽을 둘러보다 보면 세 갈래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토와 폭포라고 하는데, 지혜, 사랑, 장수의 물이라고 합니다. 근데 내가 뭘 마셨더라...?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통가옥으로 되어 있는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이후에는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사진 찍는 걸 까먹고 숙소에 돌아갔습니다. 그걸 어케 까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