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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퇴사”는 새롭지 않습니다

최근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용한 퇴사"를 처음 알린 사람은 조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zkchillin' 이라는 사람이 2022년 7월 틱톡에 영상을 올리고,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 영상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업무적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주어진 일 외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 조용한 그만두기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직장에서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

zkchillin

아직 정확한 정의가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직장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만 하는 것으로 더 짧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회사가 곧 나고,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열심히 회사에 다니는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환경이 변화하면서 '워라밸'을 중요시하고, 나를 갈아넣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하루는 출근하는데 라디오에서 조용한 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용한 퇴사에 대해 더 찾아보고, 제 회사 생활을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조용한 퇴사에 매우 가까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 지금 일하고 있는 부서로 발령이 된 후 처음에는 열심히 배우고 일을 잘 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만큼의 노력은 했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업무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았습니다. 머리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회사는 개개인을 정확히 평가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연공서열에 따라 점수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D?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D?'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회사의 개가 되어도 회사는 나한테 해주는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따라 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조용한 퇴사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조용한 퇴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런 용어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말로 하면 회사에 정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게 주어진 일만 했습니다. 회사에 제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쏟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저를 갈아넣어봤자 돌아오는 건 부정적 평가밖에 없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조용한 퇴사를 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회사 이외의 다른 것들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누워있기와 뒹굴거리기가 가장 좋습니다).

조용한 퇴사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대충 조용히 일하는 것'입니다. 최근 등장한 새로운 것이 아닌 이미 오래된 개념입니다. 당장 퇴사하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회사에 열정도 없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저 잠시 멈추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참고 :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2658320

여행자는 검은 슈트케이스를 든 채…

이번 학기의 '창조적사고와글쓰기' 수업 중, 첫 문장은 고정된 채 그에 이어지는 200자 내외의 짧은 글을 써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쓴 두 개의 글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옮기면서 조금의 수정을 했습니다).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행자는 검은 슈트케이스를 든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가방을 든 남자, 장정일

소중한 사람

여행자는 검은 슈트케이스를 든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기차역의 한구석에서 그는 단 한 사람만을 기다린다. 수많은 기차가 떠나갔음에도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았다. 몇 시간이 지나고, 저녁 때가 다 되어서 도착한 열차 안에는 그녀가 있었다. 그제서야 여행자는 검은 슈트케이스를 내려놓고 그녀를 안아주었다.

이 글은 가상의 여행자와 그의 여자친구, 또는 그의 부인 등을 상상하며 작성했습니다.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자는 검은 슈트케이스를 든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여행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는 그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했지만 여행자는 오히려 즐거워했다. 이륙하는 비행기들을 보며 그는 그가 가게 될 곳들을 떠올렸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했다.

제가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갔던 경험을 떠올려 작성했습니다. 실제로 출발 시각보다 3시간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 1학년 1학기 강의 후기

시간이 정말로 빠릅니다. 1학기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돌아보면 너무 바쁜 날들을 보냈고,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중에 이 시간을 돌아보면 즐거웠던 시간들만 생각나겠죠...?

학교를 다니다 보니 지금 내가 한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과목별로 후기를 짧게나마 남기고자 합니다.

시간표
1학년 1학기 시간표

과목별 수강 후기

논리적사고와말하기 - 김지선 교수님

이미 '갓지선'으로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수강신청 우선순위 큐(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제 마음 속)에 1순위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갓지선이 맞았습니다.

중간, 기말 시험이 없고, 2번의 발표로 과제를 대신했습니다. 나의 가치관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고, 소설을 읽고 조원들과 분석 및 토의를 거쳐 발표하는 것이 두 번째 과제였습니다.

발표에 대한 피드백이 매우 자세합니다. 이번 학기에서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산업융합입문 - 조대명 교수님

솔직히, 아직도 이 과목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경영, 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배웠습니다. 이상한 수식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수학 시간인 줄 알았습니다. 매주 교안을 다운받는데, 교안에 있는 것보다 필기해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사실상 기말고사에서 모든 성적이 갈리게 됩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외워야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깔끔하게 말아먹었습니다. 🙁

학술기초영어회화 - Younghwa Choi 교수님

발표를 3번 했는데, 생각보다 점수를 잘 받아서 놀랐습니다.

다행히도 다른 교수님들과 다르게 한국인 교수님이라, 강의 중 가끔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매번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수강신청 당시에는 강의평이 좋지 않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놀랐습니다. 비대면 시절과 다른 것 같습니다.

대학수학 - 최원영 교수님

미적분까지는 무조건 예습하고 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강의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미적분 등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쏟아지는 강의와 과제를 따라갈 수 없었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말아먹었습니다(제 여자친구는 이 얘기를 할 때마다 수학을 3점 받았다고 놀립니다). 실제로 중간고사를 3점 받았으니 할 말은 없지만요.

상상과창조 - 이지은 교수님

기말 시험이 있고, 중간 시험을 대체해 레포트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이버 강의 A타입으로, 올라오는 강의를 시간 내에 듣기만 하면 됩니다.

레포트는 하루 잡으면 작성 가능한 분량입니다.

1인미디어와융합콘텐츠

중간, 기말 시험이 있고, 과제로 브이로그 영상을 제출해야 합니다.

사이버 강의 C타입으로, 올라오는 강의를 시간 내에 듣기만 하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

국영수 위주의 수업이 많았기 때문에,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회사가 끝나고 7시부터 수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회사에서 기운이 다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집중하기 매우 힘들었습니다.

수학 같은 과목을 하면서 이 학과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생각보다 내가 열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를 다닐 때, '힘들다' 싶을 정도로 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다니려고 합니다.

학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일 것입니다.

저와 같이 재직자전형으로 학교를 오려 하는 사람들에게 생각과 다른 상황이 많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글러먹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니까, 여유를 가져보라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