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 ‘1종보통 오너’

2종보통 면허를 딴 지 5년 정도 지났고, 2년 반 동안은 매일같이 운전을 했으니, 퇴사 이후 여러 가지를 해보던 중 1종보통 면허를 따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걸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제목에서 이미 스포일러지만, 그대로 따버렸습니다.

응시표.

2종 면허를 따고 1년이 지나면 필기시험과 기능시험이 면제돼 신체검사와 도로주행시험만 보면 1종 면허를 딸 수 있습니다. 이 신체검사도 건강검진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면제가 됩니다(아마 시력 측정 때문인 것 같은데, 건강검진 이력에 시력도 나오니까요). 그래서 저는 진짜로 도로주행 시험만 보면 1종보통 면허를 딸 수 있었던 겁니다.

카더라에 의하면 2종을 따고 7년이 지나면 1종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준다는 소리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2종보통 면허를 따고 7년 동안 사고가 없으면 1종보통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2종보통 면허에 '자동' 조건이 없어야 합니다. 즉, 2종 수동을 따고 7년이 지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2종을 수동으로 따는 사람이 거의 없으므로 이 얘기는 저한테는 해당되지는 않았습니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예전에 2종 면허를 딸 때 모든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해서 뭔가 이번에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가지 않고 시험장에 갔습니다.

면허시험장에 갔는데, 역시 사람이 많았습니다. 도로주행 시험도 일주일 뒤로밖에 예약이 안된답니다. 그래서 가장 빠른 날짜로 예약을 하고, '그래도 시뮬레이션으로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근처에 있던 연습장을 갔습니다.

고수의운전면허 공릉점.

한 시간짜리를 끊어서 연습을 해 봤는데, 클러치 때문에 진짜 정신 나갈 뻔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떨어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는 비용을 최소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5시간권을 결제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 뒤로 계속 연습을 하고, 시뮬레이션에서 100점이 뜰 정도로 익숙해질 때 쯤, 시험 날이 되었습니다.

시험장 안에 붙어 있는 안내판.

도봉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도봉 코스는 A와 C, B와 D 코스가 각각 같은 길에 방향만 다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고 면허를 따실 분(은 없을 것 같지만)은 연습을 하시면 좋습니다.

내가 탈 차.

원래 제가 시험을 볼 시간대에 1종보통 시험을 볼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는데, 그 사람은 안 왔다고 합니다. 도로주행 시험을 볼 때는 시험을 볼 사람과 검정관, 그리고 다음 순번에 볼 사람이 참관인으로 총 3명이 같이 타야 하는데, 저 혼자밖에 시험을 볼 사람이 없어서 시험장 직원분이 참관인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사실 저 때 처음으로 트럭을 타봤습니다. 시험이라 그런지 굉장히 긴장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초반에 몇 번 클러치 실수를 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잘 들어왔습니다.

합 격 !

검정관님의 "스틱 몰 일 있으시면 연수 더 하시고 타세요~"라는 말과 함께 내 손에 쥐어지는 합격 도장이 찍힌 응시표였습니다. 사실 두세번 정도 떨어질 각오를 하고 본 건데, 한번에 붙으니 뭔가 자신감이 붙습니다.

그대로 면허증을 받으러 갔는데, 사진을 가져와야 한답니다. 집에 있는데... 그래서 집에 갔다 왔습니다. 면허증 발급 비용 15,000원을 결제하고(IC면허증과 영문을 모두 신청했습니다), 원래 있던 면허증을 반납하고 잠깐 앉아 있었습니다. 5~10분 정도 지나니 새 면허증이 나와 있었습니다.

따끈따끈한 새 면허증.

면허증을 재발급받으면 면허증 번호가 바뀌는데, 이번에는 번호가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저렇게 모자이크 처리를 해 놓으니까 무슨 범죄자 사진 같습니다. 앞머리 비율이 수상하긴 하지만 범죄자는 아니라구요!

모바일 신분증 앱에 들어 있던 원래 면허증은 무효 처리가 되었고, 새로 발급받은 면허증을 등록했습니다. 아이폰에서 화면을 캡쳐하니 개인정보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원래는 사진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이 적혀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앱 하단의 HELP 하는 고양이를 누르니까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법적 효력.

그래서 도로교통법을 찾아보니,

도로교통법 제85조(운전면허증의 발급 등) 제2항. 시ㆍ도경찰청장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대하여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여야 한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77조(운전면허증의 발급 등) 제2항 제3호. 별지 제55호의3서식의 모바일운전면허증(이동통신단말장치에 암호화된 형태로 설치된 운전면허증을 말하고, 이하 “모바일운전면허증”이라 한다)

라고 합니다. 그래서, 통신사의 PASS 앱에 들어 있는 그것과 달리 법적으로 운전면허증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공공기관에 근무하던 때에도 저걸 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서 핸드폰 화면을 그대로 사진을 찍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사케는 베스트 드라이버에오. 1종 면허를 땄다고 하니까 트럭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줬습니다.

이제 뭘 해볼까요. 열심히 뭔가를 해보겠습니다.

빠방이 튜?닝 하기

대략 2년 조금 넘게 탄 레이 차량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차에 뭔가를 해줄 겁니다.

빠방이.

저 혼자 할 수도 있기는 한데 역시 귀찮아서... 부천에 있는 모 업체에 방문했습니다. 절대 바이럴 아님 바이럴이면 앞구르기로 그랜절하겠습니다

부천 프리존.

꽤나 많은 작업들을 했는데, 하나하나 적어보겠습니다.

작업을 위해서 빠방이의 뼈와 살을 분리해줍니다.

전조등을 교체한 모습.

원래는 DRL의 색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애매한 색이었는데, 이번에 전조등을 하얀 걸로 바꿨습니다. 더 잘 보이는 건 기분 탓일 것 같습니다.

튜닝 인증 스티커.

전조등 등 일부 부품은 튜닝을 할 때 반드시 저 스티커를 자동차등록증에 붙여 놔야 합니다. 그리고 QR코드를 타고 들어가 등록도 해야 된다고 하길래, 바로 등록했습니다.

식빵등.

식빵등이라고 자주 부르는 그것도 달았습니다. 트렁크를 열 일이 많지는 않지만 열 때마다 귀엽습니다.

주유구 버튼.

레이는 특이하게 주유구 레버가 운전석 시트 밑에 있습니다. 그래서 주유소를 갈 때마다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굳이 숙여서 레버를 제껴야 하는데, 귀찮아서 버튼을 달아버렸습니다.

팔걸이.

원래 레이에는 운전석 쪽에만 작고 귀여운 팔걸이가 달려서 나옵니다. 그걸 좀 큰 걸로 바꿔줬습니다.

실내등도 옛날 백열전구 같은 색깔에서 LED로 전부 바꿔줬습니다. 밝기가 2배 이상은 된 것 같습니다.

다 합쳐서 대충 50 정도 준 것 같습니다. 이후에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빅맥 먹었습니다. 세트로요.

오사카에 교통패스를 들고 가요

진짜 뜬금없이 교토를 갔습니다. 항상 일본은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철도가 엄청 잘 돼있습니다. 하지만 되게 복잡합니다. JR도 있고 사철도 있고 이 패스는 여기선 안 되고 저기서는 되고 하는 게 너무 많아서, 이 참에 좀 정리를 해놓고 나중에 또 갈 일이 있을 때 보려고 합니다.

일본은 교통비가 한국에 비해 매우 높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을 몇 번 탔다가는 지갑이 매우 얇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 패스를 구매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글에서는 오사카와 근교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를 정리할 겁니다.

글 작성일 기준 유효한 패스 중 주요한 것 몇 개만 정리했습니다.

ICOCA

ICOCA 카드.

이코카는 교통패스는 아니고 한국의 티머니나 캐시비 같은 교통카드입니다. JR 서일본에서 발매하고 있는 교통카드인데, 다른 지역의 교통카드인 Suica, PASMO, Kitaca, TOICA 등 여러 교통카드와 상호 호환이 됩니다.

이코카는 2,000엔에 구입할 수 있는데, 500엔은 보증금이고 실제로 카드에는 1,500엔이 들어 있습니다. 카드를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는 있지만, 환불 수수료 220엔을 떼고 줍니다. 그래서 그냥 기념으로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코카는 교통카드 기능도 하지만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사용처가 꽤나 다양합니다. 한국 교통카드와 꽤나 비슷합니다. 대신 서울처럼 무료 환승이 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그래서 교통비가 더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하루카 티켓과 이코카를 세트로 파는 상품이 있었는데, 2023년 10월 1일부터 판매를 종료했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한국처럼 그냥 카드 찍고 타는 게 좋은 사람, 교통패스 뽕을 뽑을 만큼 많이 타지는 않을 사람, 교통패스를 구입했지만 호환되지 않는 지역에 갈 사람

오사카 주유 패스

오사카 주유 패스.

아마 오사카를 한 번이라도 여행한 적이 있다면 이 패스를 써본 적이 있거나, 적어도 이름은 들어 보았을 겁니다.

오사카 지하철, 오사카 시티 버스, (한큐, 한신, 게이한, 난카이, 긴테츠 전철)[1]1일권만 해당 을 1일 또는 연속 2일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JR선은 1일권과 2일권 모두 이용할 수 없습니다.
유효 범위 : 1일권, 2일권

1일권은 2,800엔, 2일권은 3,600엔입니다. 유효기간은 이용 개시 시작부터 당일 막차까지이므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녀야 이득입니다.

주유패스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실 주유패스는 교통 혜택만 있는 게 아닙니다. 거의 50개 시설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서 여행 루트를 짜기도 하니까요. 저도 이걸 이용해서 하루 동안 뽕을 뽑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가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안타깝게도 유니버셜은 이 패스로 갈 수 없습니다. 그냥 170엔 내고 니시쿠조 역에서 JR 유메사키선을 타면 두 정거장이면 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기간 중)오사카만 돌아다닐 사람, 주유패스 코스로 뽕을 뽑을 사람

간사이 쓰루 패스

간사이 쓰루 패스.

간사이 쓰루 패스는 오사카 뿐만 아니라 근처 도시인 교토, 나라, 고베 등의 노선까지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유효 범위 보기(PDF)

간사이 지역의 지하철과 사철 회사들이 연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JR선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 패스는 오사카 주유 패스와 다르게 유효기간 내 '비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금의 5일 여행이라면, 3일 패스를 월, 수, 금요일에 따로따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걸 이용해서 하루는 주유패스로 오사카를 돌고, 나머지 기간에 교토, 나라 등을 갔다 와도 됩니다.

2일권은 4,380엔, 3일권은 5,400엔입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오사카와 근처 지방을 넓게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

교토 지하철, 버스 1일권

교토 지하철, 버스 1일권.

교토 지하철과 시영 버스, 교토 버스와 케이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교토는 관광지 간에 거리가 꽤 되는 편이고, 지하철이 그렇게 잘 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교토를 여행한다면 버스를 자주 탈 겁니다. 교토 버스는 230엔 정액제라서, 관광지 몇 곳과 숙소를 왔다갔다 한다면 이 패스가 이득일 수 있습니다.

패스 가격은 1,100엔이고, 유효 범위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버스를 대략 5번 이상 타면 패스를 구입하는 게 이득입니다.

원래는 교토 시영 버스와 교토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교토 버스 1일권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2023년 10월 1일부터 판매를 종료했습니다.

교토 버스는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립니다. 패스를 처음 사용할 때는 내릴 때 버스 안에 있는 기계에 카드를 넣으면 뒷면에 유효기간이 찍혀 나옵니다. 다음 승차 때부터는 뒷면을 보여주고 내리면 됩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교토를 하루 안에 다 돌아볼 사람, 숙소를 교토에 잡은 사람


이것들 말고도 찾아보면 많으니(JR패스라던가... 아니면 다른 사철의 패스 같은 것들), 일본으로 여행을 가실 분은 한번 찾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각주

각주
1 1일권만 해당

어떤 아재의 교토 여행기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Day 3

교토 지하철, 버스 1일권.

새로운 패스권을 꺼냈습니다. 이 패스권은 시작한 때로부터 그 날의 막차까지만 유효하기 때문에, 오후나 저녁에 시작하면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교토문화박물관.

처음으로 간 곳은 교토문화박물관이었습니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CH 우편사.

되게 닮지 않았나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애니 '바이올렛 에버가든'에 나오는 CH 우편사 건물이 이 건물을 모티브로 만든 겁니다.

교토문화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신관 건물이 있는데, 신관 건물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500엔, 대학생 400엔,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입니다. 위에서 봤던 패스권을 보여주면 400엔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촬영 금지라 사진은 없습니다.

카모 대교에서 바라본 카모 강.

그냥 발길이 닿는 대로 아무데나 가려고 진짜 아무 버스를 탔는데, 예뻐 보이는 곳이 있어서 그대로 내렸습니다. 사진 하단에 보이는 징검다리는 애니를 안 보긴 했지만 '타마코 마켓'이나 '케이온!'에서도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한별이.

귀엽습니다.

데마치 후타바.

근처에 데마치 후타바라는 떡집이 있는데, 되게 유명했던 것 같습니다. 상점가를 둘러보는데 다른 곳은 사람이 없는데 여기만 유독 사람이 많아서, 뭔가 싶어 저도 줄을 서봤습니다.

떡. 다시 봐도 맛있어 보인다.

대략 2~30분 정도 기다리니까 제가 살 차례가 왔습니다. 콩떡이랑 고구마? 무언가를 샀습니다. 여기 떡들은 오늘 안에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잔뜩 샀다.

떡을 잔뜩 사고, 아까 전에 지나갔던 공원에서 먹었습니다. 이 근처에 와서 이걸 먹지 않으면 후회할 겁니다. 제가 콩을 싫어하긴 합니다만 그걸 뛰어넘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진짜 미쳤습니다.

다음으로는 은각사에 갔습니다. 이때 날씨도 좋았고, 정원이 엄청 예뻤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예뻤습니다.

이번 여행 때 갔던 곳들 중에서 가장 예쁜 곳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X GOLD PASS.

그 뒤로 라운드원에서 리듬 게임을 즐기고 왔습니다. 저 카드는... 그냥 귀여워서 뽑았습니다.

Day 4

점심 비행기라 이때는 딱히 어디를 돌아보거나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또루카.

교토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도 하루카를 탔습니다.

보안검색장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입구.

사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올 때 작은 문제가 있었어서, 돌아갈 때 진에어에서 여기로 들어가라고 안내를 해줬습니다. 빠르게 보안검색을 받고, 면세점으로 향했습니다.

간사이 공항 면세점.

사실 면세점에서 살 건 딱히 없고, 역시 과자를 사야 합니다.

과자를 살 수 있는 곳의 지도.

로이스 초콜릿과 시로이코이비토, 도쿄바나나 등등 종이백 한가득 과자를 사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그렇게 짧은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회사원이 되기 싫다며 교토로 떠난 사케가 S랭크가 되었다

갑자기 교토를 갔습니다. 가끔씩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사실 새로 들어간 회사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퇴사한 후, 도망치듯 떠나버렸습니다. 비행기도 출발 2일 전에 예약하고 뭐 그렇게 됐습니다.

어쨌든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체크인을 하고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일본으로 잘 날아간 후, 교토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하루카를 타러 갔습니다.

클*에서 구매한 하루카 티켓 교환권. 원본에는 invalid 문자가 없음.

하루카 티켓 교환권을 온라인에서 사면 이런 걸 줍니다. 저기 보이는 QR코드를 녹색 자동발매기에 인식시키면 하루카 티켓이 나옵니다. 나온 표를 다시 집어넣으면 지정석으로 발권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카 승차권과 지정석권.

지정석권까지 받았다면 개찰구에 들어갈 때 두 장을 한 번에 넣으면 됩니다.

키티에 진심인 하루카가 등장했습니다. 하루카를 타고 교토까지는 대략 1시간 20분이 걸립니다.

일본 택시.

교토역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시간도 생각보다 늦어져서 한번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탄 버스의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이걸 바로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심지어 한 정거장 거리를 탔는데 꽤 멀리까지 와버려서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또 길을 잃지 않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일본의 택시 가격은 사악하기 그지없는데, 대략 10분 정도를 탔고 2,600엔을 내버렸습니다. 내 2만6천원...

밥이 먹고 싶어서 근처의 이자카야를 들어갔습니다. 무슨 치킨 수프? 랑 꼬치 여러 개를 시켰는데, 치킨 수프 뭐시기는 국밥 먹는 기분이었고, 꼬치가 맛있었습니다.

Day 2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맥모닝.

아침은 에그 어쩌구 맥모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닐 차례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날은 비가 흩뿌리듯 와서 우산을 펴기도 애매하고 접기도 애매했습니다.

교토 지하철, 버스 1일권.

교토 버스는 230엔 정액제입니다. 그래서 지하철, 버스 1일권을 사면 버스를 최소 5번을 타야 이득이 됩니다. 하지만 동선 상 5번은 훨씬 넘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일단 패스를 샀습니다. 근처의 패밀리마트에서도 팔고 있었습니다.

패스의 뒷면. 유효기간이 인쇄되어 있다.

버스에서 내릴 때 최초 1번, 패스를 기계에 넣으면 뒷면에 유효기간이 적혀 나옵니다. 다음 번부터는 이 패스의 뒷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원래는 금각사를 가려고 하고 니조 성은 계획에 없었는데, 그냥 뭔가 성 같은 게 보여서 내렸더니 여기였습니다.

안에는 궁전도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때는 공사 중이어서 궁전을 제외한 바깥 부분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라이트업 행사를 할 때 가면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으로는 금각사를 갔습니다. 사실 교토는 이미 당일치기로 간 적이 있어서 금각사도 갔던 적이 있었는데, 다시 가도 예쁩니다. 저 금이 내 것이었어야 했는데.

그 다음으로는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로 갔습니다. 역시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는 언제 와도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란덴 노면전차.

아라시야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란덴 노면전차를 타고 시조오미야 역으로 향했습니다.

열차가 되게 귀엽습니다. 저 한 칸이 전부입니다.

열차의 맨 앞에서 바라본 풍경.

열차의 맨 앞에서 바깥을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한국의 지하철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라서 색다릅니다.

운임 지불 기계.

버스도 그렇고 란덴 열차도 그렇고 내릴 때 돈을 냅니다. 란덴 열차는 어디를 가도 250엔을 내야 합니다.

청수사.

다음으로는 청수사를 갔는데, 무슨 방송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올해의 한자 행사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의 한자는 '税'. 기요미즈데라 공식 페이스북

하필이면 왜 세금 세 자가 올해의 한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청수사에서 바라본 교토.

청수사가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위쪽에서 교토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토와 폭포.

청수사 안쪽을 둘러보다 보면 세 갈래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토와 폭포라고 하는데, 지혜, 사랑, 장수의 물이라고 합니다. 근데 내가 뭘 마셨더라...?

청수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통가옥으로 되어 있는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이후에는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사진 찍는 걸 까먹고 숙소에 돌아갔습니다. 그걸 어케 까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