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삿포로

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갔으면 가깝기라도 하지 삿포로를 가버렸습니다.

약 350배의 차이.

86시간을 자전거를 타겠냐고

퇴사와 입사 사이

롯데월드타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뜻밖에도 다른 회사에 입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퇴사와 입사 사이에 일주일의 시간 여유를 갖게 되어, 그동안 뭘 할 지 짧은 고민 끝에, 짧은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일본 엔화가 미친듯이 싸질 시기라 엔화를 환전해 놓은 게 있어서, 국내와 삿포로, 오키나와 중에서 가려고 트위터의 투표 기능을 사용해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제리인사)
제리 인사.

그렇게 삿포로를 갈 계획을 짰습니다.

미친 인간, 미친 계획, 미친 체력

그런데 하필이면 그 주 주말에 지스타를 갈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박 4일 삿포로 여행과 1박 2일 부산 여행을 합치는, 그야말로 미친 체력을 가지고 있어야 소화할 수 있는 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계획표. 이 계획표대로 된 일정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는 이미 비슷한 기행적인 일정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18시간을 배를 타고 가는 제 여행도 봐주세요. 블로그 주인장은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만, 이정도면 부산이 앞마당인 수준입니다.

그렇게 인천 → 삿포로 → 부산 → 서울의 대삼각형을 그리는 미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Day 1

공항철도 직통열차 승차권.

공항철도는 일반열차와 직통열차가 있습니다. 직통열차는 KTX나 새마을호 같이 좌석을 지정해 앉아서 갈 수 있지만, 대신 비쌉니다(무려 9,500원입니다. 같은 거리를 일반열차로 가면 4,450원입니다). 하지만 저는 짐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그래도 직통열차를 선택했습니다.

인천공항을 배경으로 여권을 찍은 사진.

코로나19가 언제 있었냐는 듯 인천공항은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사람도 많았구요. 보안검색을 통과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주항공에서 짐을 부치는데 직원분이 여권 케이스 예쁘다고 해주셨어요.

라이엇이 여기서 왜 나와요?

보안검색을 통과하고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어디서 본 마크가 있는 겁니다. 라이엇에서 무슨 부스를 냈나 봅니다. 발로란트와 롤에서 뭔가 미션을 깨면 상품을 준다고 했는데, 모두 실패하고 제게 남은 건 겜알못 칭호 하나 뿐이었습니다(아닙니다. 그런 건 주지 않습니다).

신 치토세 공항에서 바라본 하늘.

마침 제가 온 걸 환영하기라도 하듯 햇빛이 저렇게 비쳤습니다. 좋은 예감이었습니다.

입국장으로 향하는 길.

입국장으로 향하는 길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비행기를 전세낸 건 아니고 그냥 앞자리라서 일찍 내려서 조금 빨리 걸었더니 모든 사람이 제 뒤에 있었습니다.

신 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 역으로 향하는 철도 티켓.

일단 숙소로 갔습니다. 빠르게 짐을 버리고 풀고 삿포로 맥주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전경.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 왔으니 맥주를 마셔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체험 가능한 시간이 지나 맥주를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이것이 P의 여행 계획이다

맥주를 먹지 못한 대신 저녁밥은 수프커리로 잘 알려져 있는 스아게를 갔습니다. 역시 n분을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꽤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다 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