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블로그를 제 개인적인 기록 목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나중의 제가 보고 '이때는 이랬었지' 하고 볼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 다녀온 해외 여행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저는 여행을 전문적으로 다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글을 포함해 제 블로그의 글들은 많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정보를 얻는 것을 원하신다면 다른 블로그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이 두 번째 해외 여행입니다. 첫 번째는 2019년 3월이었습니다. 군대 입대를 앞둔 당시, 입대 후에는 해외를 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도쿄로 훌쩍 떠났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군대에서도 휴가 동안 해외여행을 갈 수 있었습니다(다만 부대의 허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20년 8월을 목표로 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일은 언제나 잘 흘러가는 일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은 커녕 휴가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2년을 바쁘게 보냈습니다.
사실 이번 설에 여행을 갈 계획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사촌이 일본을 간다는 겁니다. 혼자 간다기에 저를 끌고 다니라고 했고(...) 그렇게 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MBTI가 P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간단한 검사를 하면 바뀌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여행을 갈 때는 제가 계획을 짜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도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었습니다. 여행 메이트가 계획을 짜고, 저는 "헤헤 조와" 하며 따라다니기였습니다(이걸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Day 1
1일차에는 출발해서 도착까지만을 목표로 했습니다. 비행기 출발이 오후 4시였던 점도 있었고, 도착하면 둘 다 곯아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예상은 정확했습니다. 숙소 갔다가 밥 먹고 잤습니다.
창 밖으로 본 하늘이 너무 예뻤습니다. 제가 사진을 잘 찍지 못해 저런 사진이 결과물로 나왔군요. 하지만 저 사진만 봐도 실제 풍경이 얼마나 예뻤을 지는 짐작이 갑니다.
간사이 공항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타고, 숙소 근처의 역까지 갔습니다. 숙소가 역에서 멀지는 않았지만 입구를 찾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분명히 지도상으로는 이 건물이 맞는데, 입구가 없는 겁니다. '어떻게 입구가 없을수가...' 이러는 순간 입구를 찾아낸 제 여행메이트와 함께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냥 아무데나 가자라는 생각으로 구글 지도에 음식점을 검색하니 야키니쿠집이 나왔습니다. 현지인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사진을 찍는 걸 깜빡할 정도로 엄청 맛있었습니다.
사진 대신 지도라도 넣어야겠군요. 전체적인 가격대가 비싼 것 같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여행을 왔으니 돈을 실컷 쓰겠다는 마음으로 간 거라 후회는 안합니다.
가는 길에 작고 귀여운 전철역이 있어서 찍어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가는데, 여행 메이트가 두입 먹은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너무 현대미술같이 나왔습니다.
Day 2
2일차에는 대망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과, 소라니와 온천을 다녀왔습니다.
진짜 많이 돌아다녔고, 여러 놀이기구를 탔습니다. 하지만 놀이기구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했군요...
밥을 먹으러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음식점이 주술회전 콜라보 카페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안타깝게도 저는 주술회전을 보지 않아서 누군지 몰랐는데, 어쩌다보니 저렇게 되었습니다. 고죠 센세 옆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호그와트로도 떠나보았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진짜로 비슷하게 재현해 놓아서 놀라웠습니다.
닌텐도 월드로도 떠났습니다. 진짜 바깥과 그림체가 다르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엄청났습니다. USJ 앱을 깔아 뭔가를 끊었는데(뭔가 티켓을 끊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뭔지는 몰랐지만), 10시쯤 예약했는데 5시 반이 되지 않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저는 그걸 모르고 그냥 갔다가 빠꾸먹었습니다). 가시는 분들은 꼭 앱을 다운받으시고, e정리권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티켓을 따로 예약해야 합니다. 게임 속을 잘 재현해 놓아서 내가 마리오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지구본을 찍지 않았네요.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방문하게 된다면 꼭 찍으셔야 합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즐겁게 나와서 온천으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향한 곳은 벤텐초역 근처의 소라니와 온천이었습니다.
야외에는 족욕을 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밤이라 그런지 추웠지만 넓어서 발 담그고 있으니 따뜻했습니다. 사실 한국인 반 일본인 반이었어서 여기가 그냥 한국의 큰 목욕탕인가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피로가 싹 없어지는 기분이었고, 숙소 가서 그대로 또 곯아떨어졌습니다.
나머지는 다음 편으로 써보겠습니다. 6일 일정이라 그런지 한 번에 담기가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