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기묘한 보상

2022년 10월 15일, 카카오가 멈췄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면서 카카오톡, 내비, 티스토리 등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켰습니다. 저는 이때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딴짓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카오톡이 안 보내집니다. 인터넷 문제인가 하고 네이버를 들어가 보니, 판교에 불이 났답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카카오톡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카카오는 1월 5일부터 이 사건에 대한 보상안으로 이모티콘 3종(1종 영구, 2종 90일 기간제),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 카카오메이커스 쿠폰팩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보상안을 두고 비판이 거셉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이번 보상안이 보상을 빙자한 대규모 프로모션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대충 이모티콘 어쩌구하는 제목

이번에 지급된 이모티콘은 춘식이는 프렌즈 2, 토심이는 토뭉이랑 놀거야, 아기 망그러진 곰 이었습니다. 그런데, 춘식이를 제외한 나머지 2개의 이모티콘은 다운로드일부터 90일만 사용 가능한 기간제 이모티콘이었습니다. 물론 이모티콘이 귀엽기는 하지만, 굳이 기간제 이모티콘을 줬어야 하나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충 문제는 다른 거라는 제목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도 있었습니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준 것에서 더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일단 저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잠깐 하자면, 카카오톡 대화 기록은 3일이 지나면 서버에서 사라집니다. 사진, 동영상, 파일 등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버에서 삭제되어 이후에 앱 재설치를 하는 등 파일이 없어지면 찾을 수 없습니다. 톡서랍 플러스는 이 기록들을 보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한 달에 최소 1,900원(100GB), 용량에 따라 최대 8,900원(1TB)을 내야 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제공하는 이용권은 100GB짜리이고, 카카오는 공지사항의 맨 아래에 이렇게 적어 놨습니다.

이용권 사용기간 종료 후에는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이용료가 정기결제됩니다. 이용료 정기결제를 원하지 않는 경우 정기결제일 이전에 [My 구독 > 구독정보 > 구독중인 상품]에서 해지하여야 합니다.

이용권 기간이 끝나고, 해지를 하지 않으면 1,900원을 결제를 하겠다는 겁니다. 결제를 원하지 않으면 직접 해지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이 문구를 신청 이후에 보았습니다(신청하기 버튼과는 한참 떨어진 곳에 공지가 위치해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프로모션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국민 사과를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건가 싶습니다.

대충 해외 이용자는 못 받는다는 제목

이 모든 보상은 국내 이용자에게만 지급되고, 해외 이용자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톡서랍 이용권이야 정기결제를 해야 하니 그렇다고 치고, 카카오메이커스 이용권은 해외 이용자 입장에서 해외직구를 하는 것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모티콘까지 지급하지 않았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지인의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이새끼들 반성하는거 맞긴 함……?

개 시발 에바라고 생각함 이게 시발 보상이냐 아니면 보상이라는 이름의 대국민 프로모션 광고냐

글쎄요... 대국민 프로모션 광고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